신비의 성(城), 이성산성을 가다. 2


                        구경서〈하남역사바로알기운동본부 대표/정치학박사〉

 

이성산성에 가면 저수지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제1저수지로 입구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바로 왼쪽에 있다. 원래 이 저수지는 타원형이었던 것이 파괴되어 직사각형으로 복원했다. 다른 하나는 이곳에서 1백여 미터 정도 더 올라가면 이보다 규모가 작은 저수지가 나온다.

-원래 타원형이었던 제1저수지. 이곳에서 하남시 춘궁동을 내려다 보면 궁안마을이 훤히 다 보인다.

원래 성(城)에 있는 저수지는 전쟁이 일어나면 병사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다. 적과 오랜 기간동안 대치할 경우 병사나 주민들이 마실 식수로 사용하거나 가축들에게도 공급된다.

-제1저수지는 이성산성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이것을 규명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제1저수지의 경우 원래는 타원형이었다고 하는데 성을 축조할 때에 만들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누가 이 성을 처음으로 축성했는지가 관심이다. 하남시는 고구려 신라 백제가 쟁패를 하던 곳이다.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고, 온조가 백제의 첫 도읍지를 세웠을 곳으로 추정되는 하남시를 지리적 요건을 감안하면 누가 이 성을 축성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산성 거의 꼭대기에 위치한 제2저수지. 이곳에서도 궁안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제2저수지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면 제1저수지와 마찬가지로 춘궁동 일대 특히 궁안으로 불렸던 곳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저수지에서 춘궁동 궁안을 자세하게 살필 필요가 요구되었던 위치에 저수지를 만든 것이다. 저수지 위치가 주는 시사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온조의 백제 도읍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요인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에는 아직도 형태가 완전한 와편들이 널려 있다.

특히나 제1저수지에서 발견된 요고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나타나는 악기이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옛날에 천지에 제사할 때에는 음악을 사용했는데, 삼국사기에 따르면 고이와 때 천지에 제사를 할 때 북과 피리를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이 요고는 이성산성의 정체성과 축성의 주인을 찾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교하게 잘 다듬어진 큼지막한 돌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가 널부러져  있는 듯해 안타깝다.

과연 이성산성은 누가 축성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제1저수지와 깊이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