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첫 도읍지는 하남

 자긍심과 정체성 가져도 좋아

  우리 하남시가 백제의 첫 도읍지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 이 있음에도 이에 귀 기울이는 하남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그동안 사학계의 소장학자들이 타당성을 주장을 하고, 하남의 향토사학자들이 그 증좌들을 찾아 제시하여 왔음에도 하남시를 이끌어온 사람들은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우리의 자존심과 자긍심이 걸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나 주장을 철저하게 외면해 왔다. 심지어는 백제의 첫 도읍지가 하남임을 증명하는 역사 유적이나 유물을 왜곡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했다.
 

천연 군사적 방어 요새, 하남
고대사회에서 도읍지 건설의 첫 번째 요소는 외적의 침입을 막는 자연적 요새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국가를 유지하고 동시에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외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요새건설이 필수적이다. 토목이나 건축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사회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군사 요충지를 도읍지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면에서

하남은 검단산 남한산 이성산 금암산으로 둘러싸인 천연적 군사 방어 요새로 충분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남을 둘러싼 삼면이 산성의 역할을 하고, 그 앞은 한강이 있어 어지간해서는 외적이 공격하기 어려운 곳이다. 한강이 우리 하남의 정면에서 흐르는 것은 하남이 고대 도읍지 건설을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한강은 한반도 중부지방의 젖줄 역할을 한다.

농업국가였던 고대사회에서 치수(治水)는 식량생산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모든 인간의 문명이 강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보면 한강은 고대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강이 존재함으로 해서 충분한 물의 공급과 식량공급으로 국가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하남은 옛 광주의 일부분이다. 과거 광주가 지금의 천호동, 성남, 송파, 남양주, 양평 등을 포함하는 상당히 넓은 행정구역이었던 것은 이곳이 평야지대이면서 동시에 곡창지대임을 감안하면 하남은 도읍지 건설의 자연적 지리적 조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백제 도읍지 증좌들
하남이 지리적으로 백제 첫 도읍지로서의 조건을 갖추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역사적 증좌들이 무수히 많다. 천왕사와 거대한 심초석은 하남이 고대 사회에서 중요한 도읍지였음을 보여 준다.아직도 묻혀져 있고 일부는 파괴된 교산동 건물지는 궁터임을 입증해 준다고 한다.

또 이성산성을 비롯해서 곳곳에서 발견되는 백제의 토기들은 융성했던 백제 초기 도읍지임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자료도 충분히 있고, 우리 지역에서 전설처럼 전해지는 수많은 민담(民譚)들은 하남이 백제의 첫 번째 뿌리임을 증거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역사적 유물이 땅속에 그대로 묻혀져 있거나 어찌된 영문인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지금 백제의 첫 도읍지로 추정하는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은 도읍지로서 절대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남이 백제의 첫 도읍지라는 주장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외면 당하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체성 밝혀 자존심 회복해야
하남이 백제의 첫 도읍지였음을 제대로 밝히고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조선왕조에 버금가는 5백년 왕조를 자랑하는 하남 백제의 역사를 찾는 것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정신적 고향을 찾는 작업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자존심과 자긍심이 걸린 문제이다. 이러한 역사적 책무를 외면하는 것을 이제는 용납되서는 안된다.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고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잡는 일, 이것이 우리가 자랑스런 하남에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체성 회복의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