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는 본시 교육기관이다. 지방의 인재들을 교육시키고 성장시키는 국가 기관이다. 조선시대의 광주(廣州)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당시 광주는 지리적 규모면에서 상당히 넓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었다. 광주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남시를 포함해서 인근의 광주, 성남, 천호동, 송파, 잠실, 남양주 등이 모두 여기에 속했다. 조선시대 광주는 지금과는 달리 매우 넓은 지역을 정치·사회적으로 관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넓은 곳에서 광주향교는 여기에서 사는 젊은이들을 교육시키고 지방과 국가의 인재를 키우는 명실상부한 국가 교육기관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지방의 관리와 더 나아가 조정(朝廷)의 임무를 수행하는 정부 관리를 지향하는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공교육의 기본이 바로 광주향교였던 것이다.

 광주향교는 문화재 자료 제13호이다. 원래 위치는 춘궁동 고골저수지 건너 편, 즉 상여고개 오른편에 있던 것을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이곳으로 옮기면서 제기고는 터로 남겨져 있고, 최근엔 대성전(大聖典)의 한 쪽 벽이 기울어 다시 건축을 하고 있다. 전면 재건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엔 광주향교가 주변을 새롭게 단장 했다. 주변을 공원화해서 이전보다 훨씬 넓어지고 시민들이 찾아가기 편하도록 준비를 했다. 외관으로 보이는 모습도 깔끔해져서 좋다. 주차시설도 좋아졌고, 주변엔 공연을 해도 좋을 만한 공간도 마련됐다. 옹색해 보였던 모습이 이제는 제법 문화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향교를 잘 보전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렇다면 광주향교는 오늘날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광주향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물음에 우리는 한 마디로 답한다면 거기에 배어 있는 정신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교육기관 향교가 아니라 그 아래 깊숙이 숨겨져 있는 정신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즉, 지방의 엘리트를 교육시키기 위한 국가적 배려와 지방을 살리기 위한 교육정신, 이것을 되살려야 하는 것이다, 인근의 인재들을 모아 가르치고 길러냈던 그 정신을 다시 되살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금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거울에 비추이는지 잘 보아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인근 지방자치단체에는 대부분 대학이 있다. 그런데 하남엔 없다. 초·중·고등학교 공교육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교육의 핵심 고장이었던 우리 하남시가 왜 이리 되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교육의 거점이고 중심이었던 하남이 교육으로부터 멀어진 이유는 모두 우리 자신이다. 먹고 살기에 빠듯했던 우리의 삶으로 인해 이리 되었다고 하기엔 변명이 너무 치졸하다. 우리에겐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없었고, 바로 눈 앞에 있는 눈꼽 만도 못한 가벼운 이익에 눈이 먼 우리들 자신이 문제였던 것이다.

최근에 새로이 깔끔하게 단장한 광주향교, 겉으로 보이는 단장보다 당장 우리의 자식들과 나아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광주향교는 겉모습만의 단장이 아니라 우리 자식들과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진실한 단장을 해야하지 않을까?

                                                                 구경서<정치학박사 · 전 강남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