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거북

이 집에서 삼 년 동안
나의 흔적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네모난 유리벽에 갇혀 유년의 꿈을 지웠다.

능숙하고 노련한 솜씨로
요리도 하고 수영도 하고
때로는 바깥 세상을 동경하는 꿈을 꾸며
중년의 세월을 갉아먹고
평생 등에 짊어질 각질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삶

바다가 그리워 몸에 푸른색을 칠하고
유리벽에 햇살 한 줄기 듬뿍 심어놓고
은밀하게 모반을 준비한다.

세상을 뒤집어 보려면
배영도 배워야 하고
수족관의 유리벽을 허물려면
바다를 잉태하여 푸른 파도를 순산해야 한다.

내 목을 걸어놓고

-하남 장 기 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