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 음고귀한 오늘이 가면쓰라린 내일이 노크한다.허공에 마음의 창을 열고참신한 세계와의 동경을 그려본다.먼 공상의 세계는우리의 내일을 기약하듯이수많은 천사들은우리를 둘러본다.내가 사랑이요 믿음이요 삶이요 희망이다.모든 천사가 말한다.우리는 젊다고

미디어하남   2014-12-29

섬에 갇힌 너구리몇몇은 눈치 채고 떠났어나무가 있고 풀이 있지만교묘하게 산으로 포장했을 뿐어느새 섬 이였어팔 다리마저 끊어져자라지 않는섬 속에 갇힌 너구리는누이를 강간하고다리 없는 아이를 하나 낳았지죄 없이 갇혀죄를 생산하고탈출구를 향해 모래성을 쌓았

미디어하남   2014-12-22

대차대조표(貸借對照表) 편지함은 부채(負債)들로 만원월말 결산에 늘어나는내 생의 빨간 줄당기 순손실(純損失)어지러운 머리 속미로처럼 얽히고 설킨장부는 풀기 힘든영원한 숙제배워 온 자본(資本)보다늘 부족한 자산(資産)은텅 빈 머리 속에서부채(負債)처럼

미디어하남   2014-12-15

天上에서 地上으로까아만 먼지 속에 의미 없이 시들고수 없는 변종들 사이에서 울음을 배우고원망과 고통을 잉태하여차가운 콘크리트 대지에 씨앗을 뿌리는나는 죄인이 되어 갑니다.눈 내리는 하이얀 대지는정겨운 친구처럼 웃음을 안겨주고사랑과 행복을 잉태하여천사의

미디어하남   2014-12-08

눈 내리는 길 빛 허공에 뿌려대는 설원에 얼굴 비춰 보며 실눈 뜨고 걷는 길은출발선 기다리는릴레이 주자의 설렘뒤돌아본 희미한 흔적은가장의 지친 어깨 이끌고미지로 탐험하는 걸음걸이빙판 위 위태한 흔들림과귓속 파고드는 칼날 바람소리몸으로 파내며 걷는움푹

미디어하남   2014-12-01

반딧불이큰 별이개울 넘어 떨어졌다.긴 꼬리 짤라낸 유성은크게 울지도 못하고조용히풀 속에 사라질 뿐희미한 별은命을 예감한 듯圓안에 메시지를 넣고슬픔으로 추락할 뿐예측을 불허한 율동은불규칙한 빛과 함께꺼져 가는저 슬픔의 별이 잠긴다.

미디어하남   2014-11-24

채워야 할 삶언제부터인지내 땅 한 곳이 움푹 꺼져빗물에 쓸려온 오물들로 가득 찼다언제부터인지구덩이에는 말라비틀어진 냄새가햇살을 타고 어지럽게 올라오고 있었다폭풍우의 흔적새 흙으로 채우지 못한 그 곳텅 빈자리에는 버려진 무덤이 젖어있었다

미디어하남   2014-11-17

태자귀(胎子鬼)똬리 속어미 품 벗어나휘파람 부는 깨어진 영혼竹筒에 둥지 틀고슬픈 운명 배달하는성체를 향한 몸부림홀로 대나무 숲에서방울소리 찾아어두운 여행 떠난여물지 않은 기억건널 수 없는 절벽을다시 기어오르는 저 작은 편린들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11-10

태동(胎動)오르다 오르다부서진 파편이 구름에 걸린방울 방울들솜털구름 덮고 잠자다하늘나라 오르는 꿈꾸고땅으로 곤두박질 치나니오르다 오르다시지프의 신화처럼끌어 올려진 바위는신들의 유희에 맞추어굴러 떨어지는 절망창천에 부서진조각을 모아한 생명이 탄생하나니여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10-27

인연피로한 삶의 무게만큼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지게를지팡이에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본다 빨간 피는 세월로 여과되어시퍼렇게 여울처럼 팔목까지 흘러울퉁불퉁 삶의 굴곡처럼근육을 비집고 흘러온 핏줄, 시간의 밀도만큼 주름이 겹치고곳간을 채우기 위한 무거운 짐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10-20

가을을 묻고오감이 마비되어 죽은 빛덩이북풍을 타고 떨어져 나뒹군저 숨 멎은 언어들음습한 색깔로 이목을 속이지만썩어 가는 냄새는 온 산을 진동하고어쩔 수 없는 死의 색으로輓章이 가득 걸리고울음이 상수리나무 위로빠르게 스쳐간다.계절의 임종을 지켜보는조문객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10-13

소 나 무말라죽은 소나무 가지 위까치집이 허물어진다.노란 솔잎 하나 둘푸른 하늘 오르려는 꿈이가지 끝 매달려 퇴색된 아픔까치가 둥지 버린 까닭이죽은 솔잎에 쓰여졌고철새날개도 뉘지 못하는앙상한 하늘 향한 몸짓거친 각질은 깊은 주름으로 삭고삭정이 부러진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10-06

소화불량연회색 하늘은 비밀의 문을 굳게 채워비가 내리지도 개이지도 못하며비도 아니며 안개도 아닌 슬픈 는개짙은 콘크리트건물 부조리로 솟구쳐낮은 옥상들이 별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둔빌딩 숲에 포위된 그림자 없는 사람하루종일 화장실 문을 여닫고아랫배에 힘을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10-02

꽃 대롱은 꽃 대신 하늘을 피우고넓은 들홀로 선 꽃 대롱바람 업고하늘을 날아보지 못하고한낱 껍질로 남아이름도 남기지 못한다.그대로 주저앉아 버린뭉그러진 아름다움하나의 끈으로하늘 향한 외침이 되고손때 묻고 꺾인감금된 이름으로하늘을 피우고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09-24

'연'삭정이 끝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흔들리지 않는 바람을 업고얼레에 묶인 하나의 가는 줄로힘겨운 투쟁을 한다.느슨하게 풀고 당기는 반복의 몸짓으로허공에 꿈 풀어놓고팽팽한 긴장으로 되돌아오는 짜릿함희망을 안고 위태한 날갯짓할수록힘은 더욱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09-15

낮달풍년가를 부르는고향의 농부 닮은 빛떨기밤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아슬하게 부피 줄여 가는터질 듯 가득한 눈망울아침이면 햇살에 보이지 않을 뿐애비처럼 애비처럼이 도시의 자식만 쳐다본다.눈 하나 번듯하게 살아있는낮달로

하남디지털미디어   2014-09-10

'폐광 속의 빛'잃어버린 광맥 찾아개미들 열심히고생대 발굴하고겨울양식 파내며얼굴은 숯 닮아가고보물 찾아 탄을 쌓는다.폐석을 가슴에 버려잔기침이 목 조른다.막장을 빠져 나오면흙비가 깨진 유리창 덮는다.개미 목은 갱도 되고녹슨 곡괭이와 두꺼

차현균 기자   2014-09-01

아카시아척박한 땅 밑스며드는 뿌리 흘려굽이굽이 하늘가에 향기 뿌리우고치렁치렁 꽃다발 산발한 채아스라한 산 너머 꽃으로 물들이는길 잃은 부랑자우유 빛 꿀은여름으로 누워온몸이 퉁퉁 부어 오르고옥 같이 화장하고열병으로 드러누운 하늘은하얀 눈꽃 드리우는 미리

차현균 기자   2014-08-25

승진낯선 길 위에 높은 계단은화려한 대리석 위엄스럽게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계단 아래 작고 초라한 몸 일으켜가뿐 호흡 감추며 애써 헤픈 웃음 흘린다.쉬어갈 의자 하나 없고 강렬한 햇빛 피할한 치의 그늘도 없는 그 곳을 오른다.올라간 만큼 내리막이

차현균 기자   2014-08-18

빈집할머니 주름살 닮은돌담 옆감나무 하나부적처럼 지키고서까래에 매달려박제된 옥수수퍼석퍼석한 공기문고리 덜컥 잡으면햇살에 먼지의 나체들이 춤춘다.대문을 여니곰방대 문 헛기침소리누런 이 듬성듬성흔들리는 툇마루뚜껑 깨진 장독대추억이 발효된다.갈대 속처럼 텅

이훈용 기자   201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