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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가는 대로
'칼럼을 시작하며'
장지헌 / 논설위원
-축산신문 편집국장(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추천작가(문인화)
-착한이야기 스토리메이커
글을 쓴다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생각나는 대로 쓰면 쉽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을 이어가며 하나의 짜임새 있는 문장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기자로서 직업적인 글을 써왔지만 지금도 글을 쓴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은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 믿는 구석이란 다름 아닌 글을 쓰다보면 생각지도 않게 글이 저절로 쓰여 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기자 초년 시절 취재한 내용을 펜으로 원고지에 정리하던 때가 생각난다. 처음에는 기사 글의 리드를 어떻게 잡고, 그 다음 문장을 어떻게 이어 갈 것인지 대충 방향을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면 생각지 않게 글이 전개되고 있음을 느낄 때가 적지 않았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펜이 글을 쓴다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 것이다.
이제 ‘붓 가는 대로’라는 제목의 하남 사는 이야기를 시작함에 있어 무엇을 어떻게 쓰고 또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또 한 번 글을 쓰다 보면 붓이 나를 인도할 것으로 믿는다. 말 그대로 붓 가는 대로 따라 가는 것이다.
‘붓 가는 대로 간다’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발길 닿는 대로 쓴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쓸 수는 없다. 많은 곳을 다니고, 보고 느껴야 한다. 그런 만큼 하남 사는 이야기는 하남 사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미사리강변 산책로를 거니는 것은 나의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다. 아침이면 햇살이 한강수를 사뿐사뿐 밟을 때마다 그 발자국처럼 반짝이는 은물결이 참 아름답다. 저녁이면 황혼에 물든 서울 하늘을 보며 산책하는 내가 그 누군가에겐 하나의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이 되겠거니 생각하면 행복하다.
‘스타필드 하남’으로 서울 사람들의 눈길이 하남으로 쏠리고 있다. 이 스타필드 하남이 하남 발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란 기대 속에 교통 문제 등 우려의 소리도 있다. 그런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 즉, 하남의 이런저런 곳에 느끼는 문학적 감성이나 때로는 하남시에 산재한 현안에 대한 글을 붓 가는 대로 써 보겠다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을 기대하며 자작 시 한 수로 끝을 맺는다.
당정(堂亭)섬
동해 바다 일출의 붉은 기운이었더냐
백두대간 굽이굽이 한 줌 흙이었더냐
두 물 머리 넘실넘실 한 점 바람이었더냐
검단산 휘감은 한 무리 안개였더냐
모이고 모여
쌓이고 쌓여
마침내 드러낸 자태여
인간의 욕망에 모든 것 송두리째 앗기고도
보란 듯이 다시 살았어라.
큰고니 훨훨 날개 짓에
잉어 떼 유영 한가롭고
뭇 새들의 노래 소리에
갈대 한들한들 춤을 추는
그곳은 낙원이어라.
아침이면 햇빛 반짝이는 은물결
저녁이면 황혼에 물든 금물결
밤이면 달 빛 곱게 내려앉는
아름다운 일상
누군가에겐 꿈같은 일상이
매일 펼쳐지고 있는
섬
사람이 없애려 했던 그 섬이
이젠 사람의 세상사 아픈 상처를 치유한다.
외로움을 달래 준다
다시 걸을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뛸 수 있게 해 준다
험한 세상을 이겨낼 힘을 준다.
당정섬은 그렇게
우리 가슴 깊이 자리 잡았다
그렇게 우리 심장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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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헌 / 논설위원
-축산신문 편집국장(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추천작가(문인화)
-착한이야기 스토리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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